오전 9시30분경에 해변으로가요 폰소리가 울립니다. 여름휴가도 제대로 못가본터라서 음악으로나마 위안을 삼고 있는중이거든요. 구로경찰서에서 오늘 출두하라는 구두명령을 하달합니다.
연락을 하려거든 하루전에라도 전화해서 다음날의 일정이 어떤지 조율을 해주면 감봉이라도 시키는건지 11시 30분까지 나오라고 하는군요. 다들 나와서 조서를 꾸몄다고 바람까지 잡을줄도 알더라구요. 별다른 중요한일이 없으니 그러마하고 약속을 했습니다.
외출준비를 하고있는데 10시30분에 전화가 또왔습니다. 시간이 됐는데 왜 안오시냐고... 내시계가 문제인줄알고 지금 몇시냐고 물어봤지요. "아! 한시간이 더남았구나!" 시간을 잘못봤다고 그러네요. 별 화상도 다있구나 생각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구로경찰서! 덜떨어진 정문 근무자가 들어가라해서 진입을 해보니 주차공간이 전혀없어서 건물을 돌아나오는데 초보아줌마가 앞에서 주춤거리고 그와중에 전경버스까지도 정문으로 비집고 들어와서 완전히 엉켜서 애를 먹었습니다. 청사 내부도 통제를 못하는주제에 도로를 어떻게 통제를 하려는지...
별관2층에 지능범죄과 입니다. 정말 거창하기만 합니다. 저처럼 단세포적인 사람을 지능범죄과에서 조사를 한다니 저의위치가 상당히 격상된듯한 우월감을 느끼게 됩니다. 바이크 덕분에 제대로된 대접을 받을수있으니 탈만도 합니다.
미란다 원칙이라고 합니까? 진술을 거부할 권한이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할수도 있으며..... 변호사를 선임하겠느냐고 물어 봅니다.
저는 국립은행을 털고 하이웨이를 달리는 갱단을 헬기로 추격하고, 지상에서는 대규모의순찰차가 연계된 입체작전으로 체포된 액션영화에서나 미란다 원칙을 알려주고 체포하는줄만 알았습니다. 현행범에게 인권보호의 차원에서 최소한의 예우가 필요한걸로만 알았습니다.
화폐위조범도 아니고 근무자를 살해하고 도주하다 체포된 현행범도아닌데 지능범죄과에서 미란다 원칙을 들려주면서 조서를 꾸밀줄을 상상도 못했습니다. 조직의 보스가 된듯한 착각에 빠지게도 합니다. 대단한 인물이 된듯한 혼동에도 빠지게 되는군요.
그런데 조서내용에서 맥이 풀려버립니다. 자동차 전용도로 표지판을 보지못하고 전용도로를 진입해서 300 미터 쯤 진행하다가 적발된 사실이 있느냐고 작성을 하시더군요. 대단한 인물이 겨우 300미터를 진입하고나서 체포가 됐다니 스타일 구깁니다.
엄지손가락에 검정스탬프를 묻혀서 지문을 찍고 조서를 마무리 했습니다. 오늘 조서받은 서류라고 잔뜩쌓여있고 다른직원들도 제각각 같은업무를 보고 계시더군요. 또다른분에게 전화를 합니다. 다들와서 조서를 꾸몄으니 오후 7시까지 나오라고 재촉을 합니다. 통화는 길어지고 나와서 이야기하라고 합니다. 전화연락 받은분이 누군지 모르지만 또다시 안돼보입니다. 법규적용으로 피해를 안보아도될만한 순진한 민초인것 같은생각이 듭니다.
경찰서를 나서면서 지문찍느라 고생했으니 밥먹으러 가자했더니 자기들끼리 먹겠다고 하길래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지방에서 볼일보러 오신분이 적발되었으면 오라가라 하는통에 서울나들이를 원없이 했을텐데 집에서 가까우니 그나마 다행이지요. 3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니 계라도 하나 들어둘려고 생각중입니다.
동호회원 여러분! 재차 강조하지만 일련의 요식적인 단속으로 치부할것이 아니라 이륜자동차의 권리회복을 위하여 촉매제 역활이 되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오랜 경력과 투어를 하시면서 서로의 유대도 깊으시고 능력도 많으신분들이 힘을 합하여 조직을 세워서 대처해주실것을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용두사미격으로 흐지부지 유야무야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재수없다고 생각하고 흘려버릴일을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 독수리타법으로 글올리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억울함을 이해해 달라고 호소하는것도 전혀 아닙니다. 불합리한 사항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할리 매니아여러분 (그외에 이륜자동차 운전자 여러분)모두들 좋은하루되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