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살 때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탄 것으로 생각된다.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고 있는 10대를 보면 그저 철없고 위태롭게 보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저곳 다녀보면 또 다른
삶의 용기와 즐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오토바이로 인한 사망 소식을 접할 때마다 사고를 줄일 수 있는데
왜 그렇게 하지 못할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무사고
로 운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방어 운전기술이 필요한 것 같다. 자동차·
버스·트럭 운전자들의 배려가 거의 없는 한국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자동차 운전자들이 밀어붙이기식 운행을 하는 바람에 신변의 위협을 자주 느끼게 된다.
오토바이도 차량이다.
오토바이 공간만큼 양보를 해주는 의식이 필요하고, 오토바이도 다른 차들과 동등하게 도로를 점유하
고 이용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일반 운전자들은 알아야 한다.
한때 영국에서 오토바이면허 시험감독으로 일한 적이 있으며, 한국에 와서는 오토바이 면허증 갱신을
위해 직접 시험을 치른 경험이 있다. 그런데 오토바이 면허시험이 지나치게 쉬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제대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운전자들을 길거리에 쏟아내는 것은 사고를 양산하는 것과 같다.
한국은 오토바이가 갈 수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많다. 자동차 전용도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힘들게 한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자동차 전용도로밖에 없을 경우 가
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먼길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한국에 와서 자동차 전용도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교통경찰관에게 붙잡히고 나서다. 경찰관에
게 오토바이 금지 표지판을 보지 못했고, 자동차 전용도로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다른 길로 빠져
나갈 출구가 없었다는 등 진땀을 흘리며 해명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경찰관은 내게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탄 것도 잘못이지만 왜 중앙선 가까운 곳을
이용했느냐고 호통을 쳤다. 면허증을 조사한 후 경찰관은 나를 보내주었지만 돌아오는 동안 교통법규
가 올바른지에 대해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마저 들었다. 도로 이용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적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영국에선 바깥 차선보다 중앙선 가까운 곳에서 오토바이를 타도록 가르치고 있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중앙선을 타게 되면 다른 차량 운전자들의 눈에 쉽게 띄어 사고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바깥 차선은 표면 이 고르지 못할 경우가 있고 못이나 바퀴에 손상을 줄 만한 물질이 많으며,
자동차나 버스가 문을 열거 나 사람들이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엔 경찰관의 표정이 너무 엄한 데다 다른 젊은 경찰관들을 대동하고 있어 그저 죄송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오토바이를 교통안전의 ‘애물단지’로만 볼 것이 아니라 면허시험 통과 과정을 어렵게 만들어 철저히
교육하고 도로교통 이용에 현실성을 높이는 등 합당하지 않은 법을 고치면 오토바이 사고 발생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