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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대림대학 자동차공학과 교수이며 중앙일보 자동차전문 컬럼리스트입니다.

=== 1 ==== 이륜차의 고속도로 통행은 불가능한가

요즈음 자동차 전용도로 및 고속도로의 이륜차 통행 불가에 대한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30대 여성 이륜차 운전자가 이륜차의 고속도로 통행을 막는 도로교통법 58조는 행복추구권과 주거 이전의 자류,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내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에는 정식 등록 170만대, 미등록 약 70~130만대로 추정되는 이륜차가 운행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약 240~300만대의 이륜차가 운행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5대 중 1대가 이륜차로, 적지 않은 숫자이니 분명히 제 2의 교통수단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퀵 서비스 및 폭주족 등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에서도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하고 있고 경찰청 및 정부에서는 본질적인 문제보다 결과론적인 문제만 다루고 있어 본질을 흐리고 있어서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퀵 서비스는 우리가 항상 이용하고 있는 수단이며, 폭주족 문제도 청소년의 문제로 남의 일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굳이 들추고 싶지 않은 이유는 현실에 대한 도피라고 밖에 할 수 없다.
퀵서비스의 문제는 이동수단인 이륜차의 문제가 아니고 업체의 등록기준에 대한 문제이다. 등록기준을 엄격히 하고 종사원들에 대한 이륜차 안전교육 및 교통준수 교육 그리고 엄격한 이행여부를 확인한다면 가장 위협적이라고 한다는 퀵 서비스 운전에 대한 부분도 사라질 것이며,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종종 문제가 되는 폭주족 문제도 이륜차 문제로 접근하기 보다는 청소년 교육 및 전용 이륜차 경주장으로 돌리는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만 해결되어도 이륜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많이 사라질 것이며, 선진국에서 즐기는 레저 문화의 대표적 수단으로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앞서 언급한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의 이륜차 통행금지에 대한 문제이다. 20여년 전에 근거없이 시행된 도로교통법 58조는 아직도 그대로의 모습으로 구시대의 잔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수년 전부터 이러한 이륜차의 여러 문제점을 직시하고 한국이륜차문화포럼을 조직하여 작년부터 본격적인 세미나를 주최하고 이러한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 선진형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여러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올해도 약 두 번의 세미나를 통하여 우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올바른 이륜차 문화 정착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륜차의 고속도로 및 전용도로 통행금지는 대부분의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통행이 자유스러우며, 우리를 비롯하여 대만, 중국, 필리핀, 아르헨티나 등은 통행이 금지되어 있다.
이러한 금지국가의 대부분은 중진국 이하의 후진국이 대부분이며, 아직 선진 자동차 문화에 대한 정립이 되어 있지 못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국가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자동차 생산 세계 6위 국가이며, 이에 걸 맞는 자동차 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고 성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수준을 높일 때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고속도로 통행을 반대하는 이유 중의 하나인 일반 자동차 치사율이 3배가 되어 위험하다는 논리는, 이륜차는 태생적으로 안전한 사륜차에 비하여 위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문제 삼는다면 본래부터 이륜차의 개발 및 운행을 근본적으로 금지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결방법으로 선진국에서도 철저한 이륜차 교육 및 운행방법, 그리고 안전운전교습소를 항상 운영하면서 안전을 주지하고 있고 이제는 레저문화로서 즐길 정도에 이르고 있다. 또 하나의 반대 이유인 자동차 운전에 위험을 준다는 논리도 무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속도로 운행을 해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위험하다는 논리는 추정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륜차 사고가 많은 것은 도로 운행 시 끝 차선으로만 운행하여야 하는 특성 상 일반 자동차, 이륜차, 그리고 사람들이 엉키어 사고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좌회전 시에는 방법조차 애매모호하여 불법으로 할 수 밖에 없으므로 대안이 요구되고 있기도 하다.
선진국 같이 ‘좌회전 전용 박스’ 설치 등 좋은 사례가 많으므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항시 강조하는 자동차 정지선도 선진국에서는 사륜차 앞에 전용 이륜차 정지선을 설치하여 좋은 효과가 있는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용도로 통행에 대한 문제는 여러 우려도 있는 만큼 우선 고속도로 통행 이전에 자동차 전용도로에 대하여 한시적으로 경차 수준인 800cc 이상을 우선 통행시켜서 분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이륜차에 대한 정부의 배려는 전무한 만큼 이제는 적극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부 문제가 있는 관련법도 개정을 하여야 하고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며, 교통관련 시설도 이륜차에 투자하여야 한다.
교통시민단체도 사륜차만 알고 이륜차는 전혀 모르는 만큼 이륜차의 시각에서 보는 방법을 도입한다면 균형 있는 선진형 교통 문화를 포함한 자동차 문화가 이루어지리라 생각된다. 결과만을 생각하지 말고 원인이 무엇인지 심사숙고하고 전향적으로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 2 == 2005년을 이륜차 문화의 기점으로 생각하며..

국내에 운행되는 이륜차의 정확한 숫자도 파악되지 못하는 현실은 국내 이륜차 문화의 단면을 대표한다고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정식 등록 약 170만대, 비등록 대수 약 100여 만대로 추정되는 국내 이륜차 시장은 어느 것 하나 보여주고 내놓을 것이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법규 및 제도는 물론이고 도로에 운행되는 이륜차의 교통준수 사항 뿐만 아니라 유통 시장, 이륜차의 기술적 노력 등 어느 하나 자랑할 만한 것은 없다. 그 만큼 사각지대에서 열악을 넘어 폐기 직전의 상황에 놓여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어느 누구 하나도 제 2의 교통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입에 담지 못하고 있었다. 일선의 경찰은 경찰대로, 있는 그대로, 하나의 융통성도 없이 결과론적인 부분에만 치중하여 문제를 더욱 키웠고, 이륜차 운행자들도 아무 생각 없이, 기존의 관례대로 운행하고 문제점을 제공하였으며, 일반인들도 제 3의 구경꾼으로 바라만 보는 형상이 반복되었다.

학계는 학계대로 사륜차 중심의 연구만을 중시하여 이륜차의 기술 개발은 손도 못 대는 상황이 진행되었다. 불협화음이 극에 달하여 누구도 손에 대기도 싫고 피해가는 분야로 자리매김하는 상황이었다.

이러는 사이에 최근 선진 각국에서는 이륜차는 사륜차와 더불어 이미 교통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분담하고 있기 시작했으며, 레저 문화의 대표적 역할로서 가장 사랑받는 분야가 되었다. 기술적 개발도 크게 진척되어 배기가스와 연비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면서 도심지의 틈새 역할로서의 교통수단으로서도 기대가 되고 있다.

특히 미래형 첨단 자동차에 대한 연구 및 개발이 활발한 것은 국내와 동일하나 미래형 이륜차 분야에 대한 개발도 활성화 되어 틈새 교통수단을 포함한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우리와 크게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이륜차, 전기 이륜차 및 연료전지 이륜차 등 다양한 형태의 미래형 이륜차가 선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의 경우는 미래 성장동력 10대 과제에 포함된 미래형 자동차 중 소과제로서도 이륜차는 제외되어 있어 차후 균형적인 발전 및 국내 이륜차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앞으로 충분한 논의 및 전향적인 결정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올 2005년은 수십 년 동안 음으로, 양으로 운행되어 온 이륜차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해라고 단언한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까지의 이륜차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 및 현황을 정리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우리 자신에게 자문하고 관련 분야에 전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두 번의 세미나를 통하여 말이나 행동이 아닌 기록을 통한 계기를 처음 만들었다는 것이다.

세미나나 포럼 등을 통한 토의 및 발표는 선진국의 벤치마킹은 물론이고 남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며, 우리 자신을 자정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 약 5년 전부터 중고차 분야의 후진 개념을 선진화시키고자 세미나 등을 통한 토의 문화를 진행해온 필자로서는 이것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인지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고차 문화 세미나는 국내의 대표적인 토론 문화로 자리매김하여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물론 중고차 분야 자체 및 주변의 자정 노력도 가속화되어 머지않아 선진 시스템으로 무장한 중고차 유통분야를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이륜차 분야도 처음이긴 하지만 올해부터 시작된 토론 문화는 머지않아 가장 강력한 이륜차 문화가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적과 아군이 아닌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고 시기이다. 서로 추상적으로 주장만하지도 말고 근거를 통한 주장과 설득이 필요하며, 특히 선진국의 좋은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너무 행동만 앞서고 체계적인 설득이 매우 미흡하였다. 이제라도 진정한 선진 이륜차 문화를 만들기 위한 첫 단추를 매기 시작하여야 한다. 올 2005년은 선진 이륜차 문화 구축을 위한 시발점임을 의심치 않는다.

== 3 == 이륜차 문제, 관심과 애정이 관건이다.

길거리에 다니는 300만대의 이륜차, 항상 보면서도 우리의 시야에서 생각하기 싫었던 이륜차가 요즈음 많이 언급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이륜차문화포럼 주관의 “선진 이륜차 세미나”에 대한 세부 내용이 방송 및 신문 매체에 나가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문제의 결과만을 언급하던 경향에서 점차 원인에 대한 부분으로 옮겨가고 있는 듯하여 매우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세계적으로 고유가 행진이 반복되면서 연료 절약을 위한 갖가지 방법이 동원되고 있고 이 중심에 이륜차가 좋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낮은 연료비와 교통 혼잡에도 유용하며, 관리 또한 용이하여 출근이나 대학생의 등교용으로도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부정적인 인식으로만 부각되던 이륜차를 긍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판단된다.

이륜차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른바 전 분야가 문제에 봉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륜차 전용의 교통안전시설은 물론이고 10대 폭주족 및 퀵 서비스 등 가장 핵심적인 문제의 해결 방안, 이륜차 관련 도로교통법, 자동차관리법 등 전반적인 법규의 개선 문제는 물론이고 이륜차 애용가들이 가장 긍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의 이륜차 운행 등 산제한 문제가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하나하나가 모두 전반적인 교통 문화를 업그레이드화 하는 중요한 사안들이다. 이륜차 문제의 해결은 사륜차에 영향을 주어 교통사고 감소 및 선진 교통문화 정착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한꺼번에 해결하기 보다는 과제 하나하나를 숙지하고 전체의 교통 흐름과 연계하여 가장 타당성 있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치솟고 있는 유류비에 대한 대안 중의 하나인 이륜차가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상기한 문제 뿐만 아니라 이륜차 관련 기술의 첨단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연비 개선과 함께 유해 배기가스의 저감은 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어서 예전 기술로는 버티기가 어려운 만큼 첨단 기술의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부터 이륜차에 적용되고 있는 2행정의 엔진은 미연소 가스 등 유해 배기가스가 특히 많이 배출되는 만큼 세계적인 흐름인 4행정 방식으로 연구개발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최근의 모터쇼에서도이륜차용 하이브리드 엔진 및 시스템이 많이 발표되고 있고 시작차도 제작되어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청정화 되는 추세이다. 국내 이륜차 메이커에서도 좁은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말고 제 3 세계로의 진출을 모색하여야 하고 특히 첨단 차세대용 기술의 추가적 확보는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륜차에 대한 무관심에서 발전하여 존재의 의미로 바뀌는 요즈음 그 동안 제기되었던 문제점을 다시 한번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앞으로의 해결방안에 대하여 심도 깊게 논의하여야 한다. 모든 문제의 해결에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 논의되는 문제가 너무 시기에 앞서 언급되어서도 안 되고 너무 늦게 제기되면 그 만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 적절한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의 이륜차는 문제 해결의 시점이 가장 적절한 시기는 1997년 IMF 이전이 아닌가 싶다. 지금과 같이 이륜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거의 없었고 퀵 서비스 문제 등 큰 현안이 없었던 시기이다. 국내 시장도 30만대 수준으로 지금의 2,5배 시장이 펼쳐져 있었으며,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진정한 제 2의 교통수단이었다. 그 당시에 지금의 현안을 해결하였으면 현재에 와서는 선진 이륜차 문화가 이미 구축되어 교통의 큰 축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 때의 아쉬움을 음미하면서 지금이 그 때로 되돌려 진정한 이륜차 문화를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도래하였다고 확신한다. 지금의 전환 시점을 잘 활용한다면 그 때보다 훨씬 좋은 여건으로 이륜차 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국민 개개인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관심이 큰 만큼 발전도 커진다는 기본 사실을 확신하면서 최선을 다하자.

김필수 [pskim@daelim.ac.kr]